포스코그룹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에 제철소 용광로(고로) 등에서 발생한 폐(廢)내화물 1만7000t을 재활용했다. 처리비용 14억원을 줄이는 동시에 나무 375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 저감효과(연 3만t 규모)를 얻었다.
고온에 강한 내화물은 고로 내부의 쇳물로부터 설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폐내화물은 주로 매립했다. 하지만 포스코퓨처엠은 시멘트 업계와 손잡고 시멘트 부원료 등으로 재사용 범위를 넓혔다. 재활용률은 지난 2020년 40%에서 지난해 100%를 달성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내화물은 양·음극재 이전에 사업 근간을 이루던 기초 소재 중 하나다. 재활용 확대로 순환경제 전환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라고 16일 말했다.
글로벌 자원전쟁이 거세지면서 소재 기업들의 재활용(리사이클링) 시장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이차전지·반도체 등에 들어가는 핵심 원료를 둘러싼 쟁탈전이 벌어지는 중이다. 이에 자원을 채굴하는 것 못지않게 재활용 필요성이 높아졌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규모는 2025년 27조원에서 2040년 272조원까지 폭증할 전망이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는 폐배터리 시장 개척에 팔을 걷어붙였다. 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의 광물을 추출해 이를 배터리 생산에 다시 투입하는 식이다. 에코프로는 지금까지 양극재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과 배터리 셀 기업에서 공급받은 폐배터리를 재활용해왔다. 이제는 전기차에서 발생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기아, 현대글로비스, 경북도청 등과 ‘배터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얼라이언스 구축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룹 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씨엔지도 국내외 리사이클 생산라인을 구축해 현재 연 3만t 규모인 생산능력을 2027년 6만1000t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스마트폰·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한 소형 배터리 재활용도 활발하다. SK에코플랜트의 리사이클링 전문 자회사 테스는 모바일 기기에서 나온 리튬 배터리의 재활용 처리량이 6000t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통상 모바일 기기에 탑재힌 배터리가 50g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약 1억2000만대에 해당하는 규모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리튬, 코발트 등의 원자재 회수율이 약 92%, 회수한 희소 금속의 순도는 99% 수준”이라며 “소형 배터리에 이어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